2011년 3월 2일 수요일

쪽빛하늘-바다, 7천가지 그림같은 섬

동·서양의 문화, 가톨릭적인 근엄함 호화로운 리조트에 무공해 자연까지

올여름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예약을 서두르는 게 좋겠다. 해외관광객 증가 추세가 장난이 아니다.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많은 사람들이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 임박해서 부랴부랴 여행 준비에 들어간다면 항공편 좌석도 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관광 목적으로 출국하는 사람들의 85%가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즐긴다(롯데관광 김효중 이사)는 사실로 볼 때, 항공권은커녕 여행사 단체상품도 동날 확률도 크다. 자, 올여름 해외여행 준비 올 가이드!

>> 자연 그대로의 열대 해변

필리핀이 요즘 난리다. 그동안 한국사람이 가장 많이 찾는 동남아국가는 태국이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조짐이 이상하더니 올해에는 급기야 태국을 넘보는 자리까지 올랐다. 올 4월까지 필리핀을 찾은 관광객 가운데 한국인은 1위. 일본을 제쳤다. 올해 목표는 한국 관광객 유치 50만명. 도대체 이 나라에 뭐가 있기에 이렇게 한국인이 열광하는 걸까.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국제관광교류전에 참석했던 에이스 두라노 필리핀 관광부장관에게 물었다. 당신 나라 매력이 도대체 뭔가.

서른여섯 된 젊디젊은 두라노 장관이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열대국가다. 그리고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된 자연이 있다. 그리고 필리핀에 왔던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필리핀 사람들, 얼마나 친절한지를.”

한여름에 열대 해변으로 피서를 떠나는 한국인에게 필리핀 해변은 딱이다. 섬이 무려 7107개. 섬마다 크고 작은 리조트가 하나씩 숨어 있고 그곳에서 사람들은 귀족처럼 휴가를 즐긴다. 섬이 워낙 많다 보니 자연이 파괴될 짬도 없다. 동서문화가 다양하게 섞인 개방된 사회답게 사람들은 친절하다. 유명관광지와 대도시 치안은 안전한 편. “한번 와본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주는 권유가 필리핀으로 한국인이 밀려오는 가장 큰 이유”라고 두라노 장관은 말한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디인가. “말할 수 없다. 관광업을 총괄하는 자리다. 내가 어찌 어디 한 군데를 좋다 할 수 있는가.” 그런데 두라노 장관은 세부(Cebu)섬 출신이다. 필리핀 최대의 관광지요, 한국에서 세 시간 반이면 닿는 ‘열대’ ‘무공해 자연’이다. 굳이 묻지 않더라도 그에게서는 세부 자랑이 튀어나올 법했다. 자 세부, 필리핀을 찾는 50만 한국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다녀오는 세부로 가보자.

>> 하늘·바다 … 모든 것이 푸르다
1527년 마젤란이 세부에 도착하면서 필리핀은 유럽에 알려졌다. 당시 세부섬의 추장이던 라푸라푸는 마젤란부대와 전쟁 끝에 마젤란을 죽였다. 훗날 유럽으로 돌아간 마젤란 졸개들은 대규모 군대를 끌고 돌아와 라푸라푸를 죽이고, 바다에서 잡히는 가장 맛있는 물고기 이름을 라푸라푸라고 붙였다. 세부에는 마젤란과 라푸라푸의 동상이 사이좋게 서 있다.
그런 융합적인 문화가 세부 공기 속에 흐른다. 온화한 날씨, 넓게 펼쳐진 백사장, 그리고 호화로운 리조트와 가톨릭적인 근엄함까지 다 있다.

세부 본섬에만 머물러도 본전은 뽑는다. 여행사들이 일찌감치 개발해놓은 리조트들은 한국인에게 특별대접을 하고, 바다는 푸르고 하늘도 푸르다. 세부 도심에서는 매주 가톨릭 야외 미사가 열린다. 이 또한 볼거리다. 그런데 세부의 새끼섬들 또한 굉장한 볼거리니, 금상첨화다. 대표적인 섬이 보홀(Bohol)이다.

>> 둥글둥글 초콜릿힐 1200개

세부 동쪽에 있는 섬 보홀. 완만한 언덕과 고원, 수정 같은 호수와 해변이 있다. 전통가옥과 고졸한 교회들로 가득하다. 바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쿠버다이빙 포인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이한 해저지형과 식생을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초콜릿힐(Chocolate hills)이 있다. 높이 40m에서 120m에 이르는 둥글둥글한 언덕 1268개가 도열해 있는 지형이다. 돔 모양으로 잔디에 뒤덮인 석회석 언덕은 여름에 건기가 되면 갈색으로 변해 여러 줄의 초콜릿 모양으로 보인다. 이런 관광거리, 여기에 무인도들을 돌아다니며 놀다 오는 아일랜드 호핑(island hopping)도 할 수 있다. 신혼부부가 하루종일 발가벗고 돌아다녀도 아무도 모를 그런 섬들이다. 그런 경이로움이 세부에 있다. 골프는 덤이다. 많은 여행사들이 세부행 패키지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는 ‘돌아다니기’보다는 리조트에서 쉬는 곳. 굳이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필리핀관광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패키지상품도 검색할 수 있고 자유여행 정보도 얻을 수 있다. www.wowphilippine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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